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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녤윙] 공복

녤윙인데 다니엘이 안나오는







*녤윙







*매우 짧습니다.


















공백









“.....지금이 몇시지..”






일어나자 느낀것은 잦은 공백이었다. 어김없이 슬픔은 떠나가고. 나는 오늘의 삶을 시작한다. 찌뿌둥한 몸을 일으켰다. 그 순간 띠리링하고 내 핸드폰에서 알림이 울렸다. 몇년째 똑같은 알림인지, 이제는 슬슬 핸드폰을 바꿔야 할때가 온건 아닐까? 다들 최신 폰으로 쓰느라 난리인데.




“.....뭐 먹을건 없나.”




매우 배고팠다. 아마도 어제 박우진과 술을 왕창 마신 다음에다 게워내느라 그럴것이다. 그렇기에 내 안은 텅텅 비워져 있는 채겠지. 물론 마음도. 나는, 그 날 이후로. 그 사건 이후로 하루하루를 겨우 버텨가며 생명을 연장시키고 있었다. 이렇게 공복에 고통을 시달릴때면, 그가 어김없이 떠올랐다.






‘박지훈,내가 굶고 다니지 말라 했지?’






만날때면 항상 나를 걱정하던 그가. 오늘따라 더 그립다. 아니 안 그리웠던 적이 있었나.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 뒤로 그와 관련된 물건만 봐도 울컥-, 울음이 터져 나왔다. 나는 애써꿀꿀한 기분을 뒤로 한채 냉장고 문을 열었다. 문을 연 냉장고 안에는 당연스럽게도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있는거라곤 굴러다니는 생수병과 먹다남긴 바나나 뿐이었다. 나는 일말의 실망감도 없이 냉장고 문을 닫았다.







‘봐라! 또 냉장고에 아무것도 없네. 내가 잘 먹고 다니라 했지?’






온 종일 내 머릿속을 울리는 그의 목소리에 나는 진절머리가 났다. 벌써 몇년째야? 그러면서도 그가 나에게 남기는 모든 말들이 너무 좋아 눈물이 났다. 사라지지 않았으면 했다. 의사는 정신병이라 했지만, 친구들은 놓아줘야 한다 했지만. 아쉽게도 나는 이기적이었다. 끝까지 이기적이라서, 너를 이렇게 놓지 못하는 것이겠지.






‘박지훈 오늘은 뭐하게? 쉬는 날이나?’






“.....아니.... 오늘도 일 가야돼.”






‘그러면 얼른 움직여라! 그리 굼벵이 같아서야..’








나는 그의 잔소리에 화장실로 걸음을 옮겼다. 숙취때문인지 머리가 깨질듯이 아파왔다. 어떻게든 화장실 앞에 도착하고 문을 열자 다된 전등이 깜빡거렸다. 주황빛이 도는 화장실 안에 나는 느린 걸음으로 들어섰다. ‘양치질 꼬박꼬박 하고.’ 뒤에서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칫솔에 치약을 짜냈다. 그러자 올라오는 페퍼민트 향이 내 코를 자극했다.






‘아직도 페퍼민트가? 이제는 좀 꿀을 써봐라. 요즘은 그런게 대세라 카던데.’






“꿀도 유행 다 지났어... 그건 예전이라고.”






‘......그럼 뭐.. 됐고.’








실망해 하는 그의 목소리를 뒤로 한채. 나는 피식 웃으며 입안을 물로 헹궈냈다. 우르르 거리는 소리를 내며 내 입 안을 움직일때마다 문득 떠오르는 모습에 나는 서둘러 세수까지 끝마쳤다. 목소리는 들려도, 모습은 나오지 않는 그에. 나는 아쉬움과 서운함을 느끼며 화장실을 빠져나왔다. 








“아.”






나오면서 삐끗-,하고 발가락이 문턱에 걸려 나는 바로 앞으로꼬꾸라졌다. 이윽고 느껴지는 고통에 나는 아파하면서 발가락을 들어 살폈다. 예상대로 찢어져서 그 사이로 피가 진득히, 흘러내리고 있었다. 따끔거리던 고통이 점점 극대화 되고 나는 그제서야 서둘리 안방으로 가기 위해 애썼다. 그때마다 벌어지는 상처가 피를 더 쏟아냈다. 뭐 고작해야 발가락에서 나오는 피였다. 그래... 고작해야, 이런 작은 피인데.







“흐윽..흐...”







강다니엘은 얼마나 아팠을까? 죽기전까지도, 나를. 나를 생각했겠지. 나를 끊임없이 그리워하다 결국 내 이름을 부르며 그는 떠났을 터였다. 나는 발가락을 손으로 힘껏 쥐었다. 아까보다 더 많은 고통이 밀려왔다. 나는 이런 작은 상처에도 아픈데, 너는 얼마나 더 아팠을까? 얼마나 더 간절했을까? 그는 끝까지,끝까지 나를 그리워 하고 아파했겠지.






“흐...으...”








그런 그의 최후를 상상해보면, 이런 고통. 새발의 피. 발톱만도 못했다. 그가 터진 시체를 보지 않아 다행이었다. 마지막 만큼은 깨끗하게 씻겨진 그를 바라봐서 다행이었다. 어쩜 나는 마지막까지 이리도 짜증나는 존재일까. 발가락에서 피는 더 이상 흐르지 않았다. 밴드를 붙일 가치가 없었다. 나는 벌떡 일어나서 베란다로 뛰었다. 열어져치자 쌀쌀한 바람이 내 뺨을 스쳤다. 공백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였다. 눈물이 끊임 없이 흘러 내렸다. 고통을 억누른 울음이었다. 나는 그를 사랑했다. 그도 나를 사랑했고. 그건 아마 둘 다 죽기전까지 변치 않는 마음이었을 것이었다.








‘그렇게 있으면 추워 지훈아.’







마지막까지 들리는 그의 목소리에 나는 눈을 천천히 감았다. ‘이번에는 어디를 가볼까?’ 잔뜩 신나하던 그의 모습을 떠올렸다. 해맑게 웃던 그가 내 머릿속에 남아 있음에 감사했다. 툭툭 떨어지기 시작한 비에 나는 다시 눈을 떴다. 느껴지는 감촉들에 나는 헛웃음이 세어나왔다. 나를 향한 비웃음인지 아니면 뭔지, 그거는 아마 나만이 알겠지. 베란다에서 벗어나거실로 들어왔다. 그러자 비는 더 거세게 내리기 시작했다. 오늘도 나는 그를 그리워 한다. 그가 죽기전까지 나를 그리워한것 처럼, 나도 그를............




























새벽에 잠들기 전에 갑자기 삘타서 급하게 써봅니다..:

얼른 다른 작품들로 해야할텐데, 최대한 틈틈히 쓰고 있습니다! 사실 주말때 한편이라도 올리는게 목표였는데 여간 쉽지가 않네요. 

항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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