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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녤윙] 스캔들+++





*전작 [스캔들], [스캔들+], [스캔들++] 를 보고 와주세요.














모든걸 말하쇼의 사건 이후, 결국 프로그램은 방영은 커녕 제대로 된 촬영도 끝 마치지 못한채. 사라져버렸다. 역사 속으로 사라진 그 프로그램에 나는 안도의 한숨과 함께 애잔함을 느꼈다. 또 한편으로는 뒷말 안 나오게 하고있는 강다니엘이 대단하기도 하고. 하여튼간에 그냥 그랬다. 그리고 얼마안가 강다니엘이 자신의 배우자를 무척이나 아낀다는 소문은 일망천망 다 퍼져버렸다. 다만 소문이 과장된것은, 강다니엘이 구두를 신은채 김감독의 얼굴을 발로 까거나 엉덩이를 짓 밟았다는 등 여러 것들이 루머로 양산되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그런 소문 돌더라고. 너도 들은거 있어?”


“........딱히요.”


“그래? 그러면 됐고.”






사실 들은건 많지만. 이 주제에 대해서는 딱히 얘기하고 싶지않았던 터라 나는 최대한 화제를 돌리며 옷장문을 열었다. 나와 강다니엘은 그 때 이후로, 그러니까 계약기간을 없애자고 말한 이후로. 집을 옮겼다. 좋은 곳이었다. 당연하게도 나와 강다니엘은 좀 더 제대로 된 동거를 하기 시작했다. 전에는 짧게 인사만 하는 정도 였다면, 지금은 일상 얘기를 하는 정도랄까. 하여튼간에 묘한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 거 일수도 있었지만.






“오늘은 화보촬영때문에 좀 늦을꺼야. 늦게라도, 저녁 같이 먹을꺼야?”


“.....뭐 먹을건데요?”


“너가 먹고 싶은거 먹던가. 나는 딱히 편식하는게... 아, 갑각류빼고. 나 그거 알레르기 있어.”


“알거든요.”


“아무튼 같이 먹겠다는거지? 알았어.”









강다니엘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옷장문에 걸려있는 넥타이들 중 빨간색의 동그란 무늬가 그려진 넥타이를 골라 손에 쥐었다. 강다니엘이 이 집으로 이사오면서 한 가지 제안한것이 있었는데, 바로 ‘아침마다 넥타이를 골라줄것’이었다. 굉장히 진부하고 표면적인 그 요구에 나는 헛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일본 만화책을 너무 많이 본거 아냐? 싶다가도 우리나라 드라마를 보면 흔히들 해주는 행동이 그것아니던가. 나는 그런 강다니엘을 이해하기로 마음 먹었다.







“빨간색을 좋아하는것 같기도 하고.”


“네?”


“혼잣말 이었어. 그럼 이만 가볼께.”


“아... 네.”







강다니엘은 그 말을 끝으로 빠르게 현관문을 나섰다. 넥타이를 제대로 해줄 줄을 몰라 결국 강다니엘이 마무리 짓지만. 하여튼간에 오늘도 강다니엘의 조건을 만족시킨 나는 뿌듯함을 느끼며 화장실로 향했다. 수도꼭지를 틀자 쏟아지는 차가운 물에 나는 시원함을 느끼며 간단히 세수를 했다. 뽀득뽀득한 소리와 함께 씻겨지는 피부가 기분 좋음을 일으켰다. 그 순간 거실에서 내 핸드폰 소리가 크게 울리기 시작했다. 크게 울리는 기본 벨소리에 나는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는 서둘러 달려가 전화를 받았다. 사장님이었다.







“야 박지훈 미쳤어!? 누가 마음대로 이사가래!”







고백하자면, 아직 사장님께 말씀드리지 않았다.










스캔들+++












“....왔구나 박지훈.”


“네 사장님.”


“....여기에 앉아라.”






나는 사장님의 말에 군말없이 서둘러 달려가 앉았다. 오랜만에 들어온 사장실이었다. 그래, 강다니엘과 결혼계약을 맺고 다시 돌아왔을때, 그때를 빼고는 들어오지 않았다. 딱히 올 이유도 없었고. 나는 어색함이 흐르는 분위기에 목을 가다듬으며 괜히 가죽 쇼파를 어루만졌다. 먼지하나 없는게, 새 것인 모양이었다. 침묵은 짧게 이어지고 사장님이 먼저 입을 열었다.





“이사는 왜 말도안하고 간거야? 내가 그걸 말릴것도 아닌데.”


“아....사정이 생겨서요.”


“사정? 강다니엘과 싸운건 아니겠지? 우리 아직 계약 1년 6개월은 더 남았..”


“사장님 사실...계약기간 없애기로 했어요.”


“뭐?”


“저희 계약기간 없애기로 합의했다구요.”


“.......진심이야?”


“네.”







합의라고 해야하나? 하여튼간에 없애기로 한건 맞으니까. 그리고는 호록, 나는 눈 앞의 커피잔을 들어 재빠르게 안의 내용물을 한 입 마셨다. 바로 느껴지는 커피의 풍미에 내가 조용히 웃음짓자 사장님은 뒤통수를 잡으며 내 앞에 자리 잡으셨다. 그걸 왜 너희들끼리... 아니 애초에... 너희 비즈니스 관계 아니었어? 결혼계약일뿐이라며... 말을 느리게 늘어뜨리는 사장님에 나는 안쓰러움을 느끼며 커피잔을 내려놓았다. 







“그것도 그런데요. 뭐 이미 결혼때문에 혼인신고서도 낸 상태잖아요? 거기서 이혼하면 또 복잡할것 같고...”


“그리고......?”


“....그리고 진짜로 음, 좋아.. 아니 사랑? 아 근데 오해하지마세요! 저 혼자 좋아하는게 아니라... 그러니까, 그 강다니엘 쪽도. 저 좋아하는것 같으니까..”


“아이고 내 머리야...”






일단은 알겠고. 바뀐 주소나 알려주고 가. 사장님의 말에 나는 넹.하고 얼른 대답하고는 재빠르게 주소를 적어다가 사장님의 책상에 올려두었다.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 하고 문을 여는 나에게 사장님은 고개를 젓고는 한숨을 푹 내뱉었다. 뒤에는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래? 강다니엘이 너 사랑하는건 확실하고? 사장님의 말에 나는 무슨 표정을 지을지 몰라 그저 웃으면서 사장실을 빠져나왔다. 사실 웃은게 맞은건지도 모르겠다.













진짜 사랑하냐고...? 그렇겠지. 아니면 나랑, 계약 기간을 없앨리가 없잖아. 나는 그리 생각하며 차에 올라탔다. 오늘은 스케쥴 없지? 내 질문에 승훈은 그렇다고 대답하며 부드럽게 차를 운전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문득, 강다니엘이 보고 싶어졌다. 너도 나를 보고 싶어하긴 할까. 쓸대없는 의문이 들었다.









“썅.. 내 남편은 왜이리 슈퍼스타인거야...”
























-
























아주 옛날에, 그러니까 내가 연예인이라는 꿈을 갖기도 전에.나는 단칸방에서 엄마와 단 둘이서 살았다. 반지하여서, 햇빛도 잘 안들어오고. 비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둘이서 컵과 바가지로 물을 퍼내기 바빴다. 그 와중에 번개가 칠때면 너무 무서워서 엄마의 품에 더욱 파고들었다. 그럴때마다 엄마는 자장가를 불러주었는데 그러면은 무서움이 사라졌다. 그렇게 살다가 내가 엄마와 헤어지게 된것은 번개가 마구치던 날 밤. 술에 취해 앞을 제대로 못 본 운전자의 과실로, 엄마는 나를 떠났다. 하늘로 가버리셨다.







그 뒤로 나는 고모네집에 얹혀살게 되었고, 번개를 더욱 무서워 하게 되었다. 나의 불행을 떠올리게하고 나의 어머니를 앗아간 존재. 나는 번개가 치는 날이면 잠이 쉽게 들지 않았다. 그 존재 자체가 무서웠다. 비올때면 움찔거리는 것도 혹여나 번개는 치지 않겠지. 하며 걱정을 하기때문이었다. 스케쥴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공포에 떨기도 했다.







“.....무서워...”


“뭐?”


“아, ....안녕하세요..”


“......”





내가 눈을 비비며 일어서자 이미 일어나있던 강다니엘이 나를 맞이했다. 강다니엘은 커피 한잔을 손에 든채로 음미하고 있었다. 일상도 화보같은 모습에 나는 괜히 끄응하고 앓는 소리를 내며 침대에서 벗어났다. 같은 안방에 싱글 침대 두 개라니. 그 모습이 퍽이나 웃겨보이기도 했고. 또 호텔같아 보이기도 했다. 내가 조용히 웃자강다니엘은 그런 나를 보고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그대로 방 안을 빠져나갔다. 혹시 내가 꿈을 꾸며 이상한 말이라도 내뱉은 건 아니겠지?








“오늘은 너랑 나 둘다 스케쥴 없어.”


“우와, 제가 없는 건 상관없는데. 강다니엘씨가 없는건 또 신기하네요.”


“...이참에 어디 놀러가기나 할까?”


“음, 그래요.”


“그래 그러면 얼른 준비해.”







강다니엘의 말에 나는 대충 대답하고는 화장실로 직행해 샤워를 하기 시작했다. 오늘은 비가 오려나? 확인하고 제대로 챙겨야지. 거품질을 내며, 나는 그리 생각했다. 부부관계는 다 이런가, 이리도 어색하고 또... 괜히 선덕거리는 마음이 드는건 아마도 이번에 있을 드라마 때문이 틀림없다!
















-














어떻게든 꾸밈을 마치고, 소풍을 왔는데. 이런 상태라니..






“...여기 공원 맞죠.”


“어... 아마도.”






공원은 온갖 쓰레기들과 함께 어린이들이 이미 차지하고 난 뒤였다. 괴상한 소리를 내며 뛰어다니는 아이들에 나는 괜히 큼큼 하고 소리를 내며 주위를 살폈다. 검은 모자에 검은 마스크까지 무장했는데도 괜히 알아볼까 두려워졌다. 그런 나의 속마음을 읽기라도 한건지 강다니엘은 자연스럽게 어깨동무를 하며 자신의 옆으로 내 몸을 끌어 당겼다.





“...뭐 여기까지 놀러왔는데! 놀죠 우리!”


“뭐하고 놀고싶은데?”


“음...글쎄요. 일단 공원의 명물 라면을 한번 먹으러..!”


“그래.”


“아니다 산책은 어때요? 여유롭게 바람을 맞으면서..”


“아무거나 하지그래?”








그렇게 결국 라면도 먹고, 산책도 다 해버렸다. 산책을 시작한지 어느정도나 지났을까? 체감상 1시간은 넘은것 같은데. 나와 강다니엘은 흐르는 하천길을 따라 천천히 걷고있었다. 힐끔하고 강다니엘의 얼굴을 보니 억소리 나게 잘생긴게 이게 내 남편인가 싶었다. 생각해보니까, 대한민국에서 내놓아라 하는 톱스타들 중 하나가 아니던가? 나도 인기가 많다지만. 솔직히 강다니엘을 이길꺼라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데..





“내 얼굴에 뭐 묻었어?”


“으엉으?”


“..........”






아... 나도 모르게 너무 보고있었나보다. 강다니엘의 말에 나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강다니엘에게서 조금 멀어졌다. 정신을 차리자마자 마주치는 그 눈빛에 나는 서늘함과 함께 이상한 느낌에 휘어감아졌다. 또, 또 그 느낌이다. 묘하면서도 기분이....... 야 어디아파? 강다니엘의 목소리가 내 귓가사이로 들어오고, 나는 눈을 깜빡거리며 고개를 푹 숙일 뿐이었다. 어디 아프냐고? 그거는 모르겠다. 다만, 강다니엘을 보면 내 심장이 두근거리고 열이 오른다는건... 인정하겠다.







“얼굴 빨개졌어. 열, 있는거 아냐?”


“아뇨아뇨. 괜찮아요... 저 정말로..”


“....너 거짓말할때 눈 자주 깜빡이는건 알지?”


“!!!”








헉! 그게 무슨! 내가 놀라면서 벌떡 고개를 들자 그제서야 강다니엘이 푸흡-하고 조용히 웃었다. 마스크때문에 눈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그렇게까지 눈이 휘는건 처음봤다. 당연하게도 강다니엘은 웃을 줄 알았다. 그것도 꽤나, 밝게 웃는다. 나는 그런 강다니엘의 웃음에 홀린듯 눈을 크게 깜빡이며 강다니엘을 쳐다보았다. 신기했다. 이 사람이 웃는 것도, 또 그거를 보는게 나라는 것도. 어느세 주위는 컴컴해졌다. 뛰고 놀던 아이들은 이제 더 이상 없었다. 하천 너머 저 멀리, 시끄러운 사람들과 마이크 소리가 들려왔다. 아마도 무슨 행사라도 하는거겠지.







“저녁 안 먹어도 돼?”


“어..... 강다니엘씨는요?”


“...너 선택에 따라서 달라.”


“아..! 그러면, 먹을까요? 우리...”


“뭐 먹고 싶은데?”







아 그것도 선택권을 주는구나. 그리고는 펑펑. 하늘에서는 불꽃들이 마구 터지기 시작했다. 나는 형형색색의 불꽃들과 모양에 놀라 우와!하고 저절로 감탄사를 내뱉었다. 저녁이라는 주제는 이미 물 건너간지 오래였다. 오랜만에 보는 불꽃들에 나는 눈을 반짝였고, 강다니엘은 그런 나를 보더니 아무말없이 다가와 옆에 섰다. 계속해서 터지는 불꽃들에 하늘이 아름답게 변하기 시작했다. 별들도 아름답지만, 사람이 만들어낸 그 빛들도 충분히 아름다웠다. 펑펑 소리가 날때마다 하늘에서 우르르 터지는 그 불꽃들이, 예전의 추억들을 떠올리게 했다. 그래 엄마와 딱 한번 본 적있었던.. 그 불꽃놀이 같은것들.







“저기 있잖아요. 저는 어렸을때 엄마랑 같이 하천에서 노는걸 굉장히 좋아했어요.”


“어렸을때?”


“네, 엄마와 저는 가난해서 잘 놀지는 못했지만. 시간이 남으면 항상 하천에 갔거든요. 뭐, 거기도 가지고 놀건 없었지만.”


“으흠.”


“그래서 저는 엄마랑 항상 술래잡기를 하던가, 돌멩이를 줍는다던가. 하여튼 돈 안드는 놀이는 다 해본것 같아요. 그러다가 딱 한번 이렇게... 불꽃놀이를 멀리서 본 적 있는데.”


“......”


“처음이었어요. 그리 아름다운것을 보는게, 잊을 수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연예인이 되고 나서 불꽃놀이 행사에 자주 가보기도 했는데. 그때의 느낌이 안 들었어요. 보면 신기하고 기분 좋기는 했는데데... 항상 마음 한편이 뻥 뚫린 기분이었죠. 뭐, 지금 불꽃은 좀 괜찮네요.”


“괜찮다고?”









말해도 될까. 사실은 당신과 보는 이 불꽃이 엄청나게 좋다고. 다양한 색들과 모양의 불꽃보다 당신이 더 좋다고. 내가 감히 말해도 될까? 혹여 이 사람이 나랑 같은 감정이 아니면 어떡하지? 거절당해버리면, 이혼하게 되버리면? 끔찍했다. 상상도 하기 싫다. 같은 침대는 아니지만 같이 일어나고 자는 그 날날들을 잃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그리 생각하며-, 조용히 하고 싶은 말을 삼켰다. 사람들의 감탄사가 저 멀리서 계속 들려왔다. 이정도의 규모면 누구나 놀랄만 했으니까. 나는 나의 생각에 동의하며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괜찮다는건. 그때의 그 느낌이 든다는 거에요. 엄마랑 봤을때의 느낌이요. 아무래도 같이 보는 사람이 있기 때문 아닐까요?”


“그전에는 혼자서 보러 다녔어?”


“네? 아. 아뇨, 매니저나.. 동료연예인이나.. 그렇게 몇번..”


“그때는 별로 안 즐거웠어?”


“........음.”







왜 계속 이런 질문을 하는거지.. 그 순간 사회자로 보이는 이가 여러분들 피날레 준비하십쇼~! 하면서 매우 크게 소리쳤고 노래들을 틀기 시작했다. 여기 있는 우리한테까지 들릴 정도면 저 주위는 거의 소음공해 수준이겠는데. 나는 그리 생각하며 발을 괜히 움직였다. 그때는 별로 안 즐거웠냐고....? 고민됐다. 즐거웠나? 재미있었나? 그랬던것 같기는 한데. 무언가 하나 빈 느낌. 그래 텅 빈 느낌, 나는 그것을 내 어미의 부재때문이라 생각하고 별 생각 없이 넘겨왔다. 근데 지금은 그 느낌이 드나? 하나가 빠져버린 그 느낌..






“박지훈. 지금 너 감정은 어떤데?”


“저요? 어.... 글쎄요. 잘..”


“그때 감정이 어땠었는데.”


“그냥 기쁘기도 하고... 또 좋기도하고...”


“마음 한편이 뚫어진 기분은?”


“......그때는 느꼈는데, 지금은 딱히 안 느껴지는 것 같네요.”


“그래? 왜 그런걸까,”







그러면서 조심히 손을 잡아오는 그 손길에 나는 그만 움찔하고 몸을 작게 떨었다. 강다니엘도 조금 긴장했는지 타고 올라오는 작은 진동이 그것을 증명했다. 조심스럽게 한 손가락씩 걸치다가 결국 강다니엘은 자신의 손으로 내 손을 조심히 감아올렸다. 따뜻한 손이었다. 나는 그런 강다니엘과 잡은 내 손을 내려다 보며 기쁘게 웃음지었다. 이제야 알겠다. 내가 당신과 있을때 그런 기분이 안 드는 이유. 어딘가 비어버린 느낌을 안 받는 이유 말이다.







“강다니엘씨, 그건... 아마. 제가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이에요.”


“......”


“내가... 박지훈이. 그러니까 강다니엘을 사랑하기 때문이라고요. 그래서 마음 한편이 비어버린 느낌이 안드는 거에요. 같이 봤었던 엄마처럼 내가 당신을 무척이나 소중히 여기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



“빈 공간이 꽉 찰 만큼, 내가 당신을 소중히 생각하니까....”








불꽃놀이는 피날레를 장식했다. 팡하고 터진 마지막 불꽃은 하늘에서 황금빛 비를 내리게 했다. 파바바박하는 그 소리와 함께 불꽃은 지금까지 중 제일 큰 크기로 터지면서 퍼져나갔다. 우와하고 자동적으로 고개가 돌아갔다. 그런 나의 손을 더욱 쎄게 잡은 강다니엘이 나를 좀 더 자신에게로 당겼다. 얼떨결에 강다니엘의 품에 들어가게 된 나는 놀라서 바로 나오려 애썼다. 내가 고개를 들고 뒤로 한걸음 나오자 강다니엘의 얼굴이 바로 보였다. 어느세 강다니엘은 마스크를 내려 턱에 걸친채로 나를 뚫어져라 보고있었다.





“그 말 진심이야?”


“네?”


“그게 꽉찰만큼. 나를 소중히 여긴다는게 진심이냐고.”


“.....음,네.”







결혼기간도 없애자 했는데. 그러면 거짓말일까. 내 말이 끝나자마자 강다니엘은 내 손을 놓고는 조심스럽게 내 마스크를 벗겨내었다. 힘 조절을 살짝 못했는지 오른쪽 귀에 걸려있던 마스크 줄이 툭 풀려버렸다. 덕분에 왼쪽 귀에만 의존한채 대롱대롱 매달린 마스크에 나는 웃으며 강다니엘을 봤다. 주위에서 내리는 황금빛 비들이 마치 우리를 축복하는 기분이 들었다. 이윽고 강다니엘의 두 손이 내 뺨위에 살포시 올려졌다. 아까보다는 조금 차가워진 손이었지만, 그것이 오히려 좋았다. 나의 열기를 식혀 줄 수 있었으니까.








“그거면 됐어.”








강다니엘은 그 말을 끝으로 천천히 나에게 다가왔다. 얼굴이 가까워지고, 서로의 입술이 닿기직전까지 나는 눈을 느리게 깜빡이다가 결국 눈을 감았다. 내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는게 느껴졌다. 강다니엘도 눈을 감고 있을까? 그건 중요치 않았다. 지금 이 상황이 중요할 뿐. 나와 강다니엘의 입술이 조금씩 다가가며 결국 포개졌다. 몰캉하고, 또 이상한 기분. 처음으로 하는 키스였다. 배 안이 간질간질하고 그때처럼 열기가 후끈하게 달아올랐다. 분명 나는 이상한 병에 걸린게 틀림없었다. 사랑한다고, 말했지만. 소중하다고 인정했지만.. 그것과는 또 다른 기분이었다.







아주 살짝 내 아랫입술을 깨무는 강다니엘에 나는 아.하는 소리와 함께 입을 조금 열었다. 곧 바로 들어오는 강다니엘의 혀가 내 혀와 얽히기 시작했다. 혀끼리 닿으면 이리도 기분이 좋던가? 혹여 나는 꿈을 꾸고 있는게 아닐까? 일어나면 엄마와 함께 단칸방에서 자고있는건 아닐까? 수많은 의문들이 스쳐지나갔다. 불꽃놀이는 끝이났고, 하천 저 너머는 더 이상 시끄럽지 않았다. 







그렇게 어느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나와 강다니엘은 동시에 눈을 뜨며 뒤로 물러섰다. 남아있는 불꽃들의 잔재들이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 어....하고 내가 조용히 말하자 강다니엘은 평소와 다름없는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강다니엘도. 강다니엘도 나를 사랑하는 걸까? 그런거 겠지? 그래서 나에게 먼저 키스를 한거겠지? 의문들이 끝이 없어졌다.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나는..... 나는, 뭘 해야할까.






“아무것도 안해도 돼.”


“.......”


“그냥 내 옆에 계속 있어. 그거면 돼. 나는,”








신 님, 분명 이건 운명이라는 거겠죠? 어쩌다 스캔들이 터진것도. 그것때문에 우리가 결혼을 하게 된것도. 다 운명이라서 그런거겠죠? 내 머릿속으로 예전의 일들이 재빠르게 스쳐지나갔다. 이건 꿈이 아니라 현실이다. 단칸방에서의 나는 이미 벗어난지 오래였다. 강다니엘은 조심히 나를 끌어당겨 제 품에 안았다. 따뜻하게 느껴지는 그 안이 나를 안심시켰다. 서툴지만 우리는 결혼을 하고 나서야 진심으로 사귀게 된것이었다.





















언제나 써도 또 쓰고 싶은 연예계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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