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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light 41~46

늑대 수인 다니엘 x 도련님 지훈








*녤윙입니다.









41





사랑해서는 안될 이를, 사랑한적이 있는가.


사랑을 해야만 하는 이를, 미워한적이 있는가.


당신은 사랑을 제대로 아는가?





지훈은 책을 덮었다. ‘진정한 사랑’이라는 책이었다. 베스트셀러라더니 아직 지훈에게는 그다지 와닿는 느낌이 없는 듯 했다. 열린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바람이 지훈의 머리카락을 흔들었다. 머리카락이 자글거리며 이마를 간지럽히고, 지훈이 작게 하품하자 진영이 문을 열고 들어섰다. 진영이 들고 온 쟁반 위에는 갓 토스트와 홍차가 올라져 있었다. 식기는 퍽이나 화려한 것이 지훈의 취향은 아니었다.


“조식을 가져왔어요.”


“이리로 가져오렴.”


지훈의 말에 진영은 두 귀를 쫑긋 거리며 조심히 다가가 쟁반을 지훈의 무릎팍에 위에 조심히 올려놓았다. 능숙하게 눈을 감은 지훈에 진영이 턱시보를 씌울때까지 가만히 있었다. 지훈에게 턱시보를 씌운 진영은 홍차가 든 주전자를 들고서 지훈의 옆에 바로 섰다. 그리고는 자연스럽게 눈을 뜬 지훈에 진영이 고개만 끄덕이며 인사했다.


“오늘은 토스트만 드셔요. 점심에는 손님이 오신답니다.”


“손님?”


“네, 지훈도련님을 만날려고 저 멀리서부터 찾아왔다 하던데....”


“그러니? 알겠어. 얼른 먹고 준비하자”


“네.”


지훈이 토스트를 한 입 베어 먹으며 창문을 통해 밖을 바라보았다. 예전과는 달리 상쾌한 아침이었다. 뭐, 제 아비가 주는 약을 안 먹는 탓도 있겠지만. 새로운 사랑이 찾아왔기 때문일까. 하고 지훈은 속으로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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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신다던 손님은 유명 명품 브랜드의 디자이너 였다. 나를 뮤즈로 하여 쥬얼리를 제작하고 싶다나 뭐라나. 하여튼 그런 말들이 오고 갔다. 아무래도 소문의 석유부자와 결혼한다는 소식이 저 멀리까지 퍼진 모양이였다. 이렇게까지라도 우리 가문과 연줄을 만들고 싶은거겠지. 거절해서 좋을건 없었기에 흔쾌히 받아들였다. 아버지는 기뻐하며 포도주를 가득 따라 디자이너를 극대했다. 그 속에서 지훈은 빙긋 웃으며 자리에 앉아있을 뿐이었다.




민현남작은 소문과 정반대의 사람이었다. 누가 언제부터 그런 소문을 내고 다닌건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다른 사람이었다. 좋은 향기에 밝은 미소, 수려한 외모와 키까지. 모든것을 갖춘 이였다. 다만 출생의 비밀에 모두들 의심쩍은 눈을 치켜올리곤 했고 가문의 뿌리를 묻는 제 아버지에 민현남작은 그저 웃음만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뿌리는 없다는 뜻이었다. 아마 천한 신분이였겠지.




‘신분은 상관없다. 어차피 지금은 남작이니.’ 아버지의 말이었다. 예전 뿌리를 탓할려고 해봤자 이미 태어난건 어쩔수없다며-, 콧방귀를 연신 뀌셨다. 하기사 우리도 뿌리라곤 썩은 뿌리 뿐이었으니. 차기가주였던 형의 죽음 뒤로 아버지는 다시 일을 시작하셨다. 천천히 일을 물려주려던 것이 다시 자신에게 날아왔으니 아마 자식의 죽음보다도 일의 폭발이 더 심했을 것이다. 뭐 정확히 말하자면, 식물인간 이지만.



나는 여전히 그대로였다. 별채에서 지내며 늘 하하깔깔 웃으며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무구한 도련님으로 지내왔다. 지금 가장 가깝다고 볼 수 있는 진영이도 그리 알겠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 내가 차기가주를 밀어뜨린 일은..... 아니 딱 한 명만이 알겠지. 저의 예전 수인. 나의 ...




“도련님, 오늘은 어딜가시려고요?”


“그때 찾아왔던 디자이너 분께 갈려고. 드릴것도 있어서.”


“그리 하시지요.”



진영은 오랜만의 외출에 신이 났는지 펄떡 뛰며 분주히 준비하기 시작했다. 따뜻한 물이 담긴 욕조를 바라보며 지훈은 눈을 껌뻑였다. ‘결국에는 자신에 의해 죽음을 당할테지.’ 지훈의 목소리였다. 분명 자기가 말한게 아닐텐데도 지훈은 제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며 뒤를 바라보았다. 당연하게도 뒤는 아무도 없었다.



‘명심하라고. 언젠가는 ... 벌을 받게 될테니.’ 목소리는 머릿속을 울리며 천천히 퍼져나갔다. 지훈은 입술을 쎄게 깨물고는 욕조에 퐁당 빠졌다. ‘앗 도련님! 아직 옷을 안 벗으셨잖아요!’ 진영의 잔소리가 위로 들리면서 지훈은 눈을 감았다.






43




히잉-! 잘 가던 마차가 갑자기 무언가에 부딪힌듯 뚝 끊기며 흔들렸다. 부딪힘에 아파하는 말이 난동을 부리자 안에 타고 있던 지훈과 진영이 동시에 구르며 마차 밖으로 팅겨져 나갔다. ‘조심하십쇼!’ 혹시 몰라 붙여놓은 호위무사가 그리 말하며 지훈을 일으켰다. 그와 동시에 챙챙! 거리는칼 소리가 양쪽으로 들려왔다. ‘지금 무슨 상황...’ 얘기를 하려다가 어지러움에 멈칫거린 지훈이 숨을 깊게 내뱉었다.


“도적떼인것 같습니다. 다만 그 수가 많아서..!”


“뭐요? 아니 우리 도련님 다치시면 어쩌려고 그럽니까! 당장 해치우시고 마차를 들어올리세요!”


“그게 말 처럼 쉬운게 아니라..”


“아니 당신들 호위무사 아냐?”


“됐어 진영아. 그만 진정해...”



지훈은 그리 말하며 불안하게 주위를 살폈다. 챙챙 거리는 금속의 부딪힘, 그 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수가 많다는 호위 무사의 말은 사실 이었는지 양 주위로 소리들이 울려퍼졌다. 그제서야 진영도 조금 불안감을 느꼈는지 지훈을 제 뒤로 물러서게하며 호위무사와 함께 지훈의 옆에 섰다.



“이게 무슨 일 일까요 도련ㄴ...”


“큰일입니다! 도적 무리가 더 많ㅇ...! 크윽!”


그때였다. 다급하게 무언가를 보고하려던 호위무사 중 한 명이 지훈과 진영의 앞에서 괴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칼에 베인것이였다. 베인 상처가 깊게 파인것을 보며 지훈이 우웁하고 입을 막았다. ‘이거이거 그 유명한 박씨가문 아닌가? 상인으로 대박친.’ 올라오는 토기를 간신히 가라앉히며 지훈이 앞을 바라보았을땐 도적의 우두머리인것 같은 남성이 다가오고 있었다. 덩치가 산만한게 웬만한 성인남성 서너명이 달려들어도 꼼짝없을 듯 싶었다.


“감히 이 분이 누구인지알고! 도련님에게 생채기 하나라도 나면은 너는 모든걸 빼앗겨 말라 죽을거다!”


진영이 그리 소리치며 으르르 거리는 소리를 냈다. ‘꼴에 수인을 데리고 다니기는 하나보네?’ 도적의 우두머리는 그리 말하며 깔깔댔다. 진영의 큰 귀 중 하나가 움찔거리며 반으로접혔다. 진영이 아무리 수인이라해도 토끼는 토끼. 게다가 호위 전용이 아니라 시중을 드는게 목적인 수인인터라 싸움은 그리 잘하지 못할것이 뻔했다.


“그래도 토끼 주제에 감히 누구 앞에서 말라 죽니 뭐니를 해! 어?”


“이게..!”


쨍그랑 하고 무언가 깨지는 소리가 나며 주위에 있던호위무사들이 동시에 달려들었다. 도적들은 주위를 싸며 그 광경을 지켜보았고, 우두머리는 흠!하고 숨을 크게 내뱉더니 이내 호위무사의 머리를 잡아다가 땅으로 바로 꽂아내렸다. 콰직 거리는 소리와 함께 아무런 저항도 없이 목이 꺾인 호위무사가 그대로 옆에 쓰러졌다. 그 모습에 달려드던 다른 호위무사들이 멈칫거리자 우두머리는 자신의 누런이를 보이며 크게 웃어댔다.


“이게 호위무사라고 붙여놓은거냐? 다들 한 주먹거리들 이군.”


“얌전히 따라와주시지.”


“이거 돈 좀 많이 뜯어내겠네요 두목!”


어느세 주위를 돌아보니 남은 이는 진영과 지훈 뿐이었다. 안일한 생각이었다. 이정도의 병력이면 무사히는 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지훈이 입술을 쎄게 깨물며 진영의 옷을 잡아당겼다. ‘괜한 반항하지 말고 그들을 따라가자구나.’ 지훈의 속삭임에 진영이 놀라며 눈을 크게 떴다.


“안돼요, 도련님! 이대로 가시면 위험하셔요.”


“그렇다고 너를 잃을 순 없어! 잠자코 따르자...”



지훈의 흔들리는 눈빛에 진영도 두 귀를 축 내려뜨리고서는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그 순간이었다. 뒤에서부터 이상한 소리가 나며 사람들이 쓰러지기 시작한것이.



“뭐야 시발!”


“야 저새끼 뭐ㅇ...!”



금속끼리 부딪히는 소리가 또 다시 들려오며 도적떼들은 순식간에 쓰러져가기 시작했다. 뭐지? 이게 지금 무슨... 지훈과 진영이 당황해 하며 서로의 몸을 맞대는 순간 도적의 우두머리가 칼을 뽑아 들며 지훈의 뒤로 넘어가 바로 휘둘렀다.



챙-!! 하고 칼끼리 부딪리는 소리가 지훈의 바로 위에서 들려오며 지훈의 몸이 붕 떴다. 진영이 지훈의 몸을 안고서 그 자리에서 급하게 벗어났기 때문이었다. 도망치려는 듯한 지훈과 진영에 우두머리가 잠시 멈칫했지만 곧바로 자신에게 달려오는 칼부림에 우두머리도 어쩔수없이 칼을 피하며 휘두르기 시작했다.



“이게..무슨일이지.? 뭐가 벌어지는...”


“지금은 놀랄 시간 조차도 없어요 도련님! 어서가요.”



진영의 말에 지훈은 겨우 고개를 끄덕이며 진영에게서 내려와 앞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싸우는 소리가 점점 멀어지면서지훈은 무심코 뒤를 돌았다. 그 수많던 도적들이 모두들 피를 흘리며 단 한 번에... 가슴 한 가운데에 깊게 상처를 박아넣은채로 죽어있던것이었다. 저절로 얼굴에서 핏기가 없어진 지훈이 침을 꿀꺽 삼키며 다시 앞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제 다시는 고개를 돌리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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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엔 너도 알게되겠지. 결코 그런사람들과 우리는 함께 있을 수 없다는거.”



성우가 말했다. 왁스로 머리를 깔끔하게 넘긴 성우는 파란색 병으로 된 향수를 몇 번 뿌리고서는 서랍을 열어 시계를 꺼내들었다. 익숙한듯 옆에 있는 시종들에게 손짓하며 넥타이를 고르거나, 시계를 다시 바꾼다던가 등 하는 행동들이 그저 신기해 보였다.




“그래서 이제 어쩔셈이야? 민현님... 아니 민현이는 훈련센터로 간다하던데.”





성우의 말에 나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그야 뭐라 말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으니까. 그렇게 한참을 내가 잠자코 있자 성우는 한숨을 푹 내쉬며 시종들을 밖으로 내보냈다.





“명심해. 우리는 해야할일이 있다는 걸. 그리고 그것에 방해되는거는 아무리 너라도... 용서치는 않아.”





성우의 말에 나는 땅에 들어갈듯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성우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정갈하게 빛나는 그 눈빛이, 나를 이끌고 있었다. 그래, 이제는 그때와 달라져야 할테지. 입술을 살짝 깨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성우는 그런 나를 보고는 씨익 웃으며 문을 열고 나섰다.




“명심해. 기회는 딱 한 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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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사랑’이란 책에서는, 이별을 위해. 많은 세월을 흘려보냈다고 했다. 작가도 가장 소중했던 이들의 죽음으로 많은걸 느꼈다고 코멘터리를 달기도 했다.





‘어쩌면 도련님은 저에게 하늘과 같으실지도 몰라요.’





그리고 그 세월의 흐름에, 너도 있었다. 내가 잊으려고 했던 그 애쓴 흐름들. 이별을 위해 흘려보냈던 수많은 시간들.






‘많이 힘들고 지치시면, 언제든 기대셔도 좋아요.’






그리고는 나를 향해 웃어주는 그 미소가 늘 마음에 걸렸다. 분명 좋은 뜻으로 마음에 걸린 것이였을 터였다.







‘제가....했다고 할께요.’







하지만 더 이상은 좋은 뜻이 되지 못하겠지.






‘제가 도련님을 위해 칼을 찔렀다고 말할께요.’






그야 내가 그렇게 만들었으니까.









46




어느정도나 왔을까. 미로 같이 깊은 숲을 진영과 지훈은 어떻게든 나아가고 있었다. 어쩌면 같은 길을 뱅뱅 도는 것은 아닐까? 지훈에게는 순간 의문이 들었지만 그 의문도 이내 바로 사라져버렸다. 쓸데없는 생각을 해봤자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지훈이 윽하고 쓰러지며 땅바닥에 두어번 정도 굴렀다. 무언가 발에 걸린듯 싶었다. 그런 지훈을 보며 진영이 ‘도련님!’하고 소리치며 바로 달려왔다.



“도련님! 괜찮으세요? 세상에나..!”


“난 괜찮아....으.”


“무릎에서 피가 너무 심하게 나요. 안돼겠어요 일단, 저한테 업히세요.”


“아냐 일으켜 주기만 해줘.”


“그치만 도련님 다리가 벌써 부으셨는 걸요.”


“그분은 제가 들겠습니다.”



멈칫-, 업히지 않겠다는 지훈의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던 진영의 고개가 저절로 올라갔다. 흰 색의 꼬리와 귀- 진영이 두 눈을 깜빡거리며 조용히 앞을 바라보았다. 온 몸이 흰 색으로 도배된 늑대 수인이 저와 도련님을 바라보고 있었다.




“제가 사람 하나는 잘 업어요.”



두근거리는 소리가 귓가에 바로 박혀들려왔다. 지훈의 심장이 급격하게 뛰기 시작했다. 만날 수 없는, 만나서는 안 될, 그런 인물의 목소리가. 제 바로 뒤에서 들려오기 때문이었다. 지훈이 손을 조금씩 떨며 진영의 옷깃을 부여잡았다. ‘도련님..?’ 처음보는 지훈의 표정에 진영이 급하게 지훈의 양쪽 어깨를 부여잡았다.



“저기... 그럼 죄송하지만, 먼저 일으켜 주기만 해주세요.”




진영이 제 뒤를 바라보며 말하자. 흰 색의 늑대수인은 빠르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지훈의 심장박동은 이제 빠르다 못해 터질 지경이었다. ‘당신은 제 하늘이에요.’ 꽤나 앳 된 목소리가 지훈의 머릿 속에서 울렸다. ‘사형선고 받은것 같더라.’ 그 말에 제 자신은 얼마나 절망했던가. 아니 진심으로 절망한게 맞았나? 오랜 수인을 잃어버린 주인의 입장이었나? 아니면 친구를 잃어버린 친구의 입장이었나? 그것도 아니면... 무슨 입장이었지? 난? 지훈은 간신히 진영의 옷깃을 놓아 몸을 돌렸다. 확인하자. 확인하고 나면....




‘결국에는 자신에 의해 죽음을 당할테지.’





지훈의 목소리가 다시금 들려오기 시작했다. 배경음악처럼 깔린 그 목소리에 지훈은 몸을 움찔거리며 앞에 서있는 이를 천천히 바라보았다. 달빛에 비춰지는 하얀 꼬리와 귀, 사나움과 슬픔을 동시에 담아낸듯 한 그 눈빛. 걸음을 내딛으며 천천히 다가올때마다 느껴지는 한기. 다니엘이었다. 아마 다시는 만나지 못할거라 생각했던. 그 다니엘.















정말 오랜만이에요 다들 잘 지내셨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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